
유자코쇼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유자에 후추를 섞은 조미료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재료를 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유자 껍질, 고추, 소금.
후추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이름에는 ‘코쇼’가 붙었을까요?
규슈에서는 고추를 ‘코쇼’라고 불렀습니다
지금 일본에서 코쇼(胡椒)라고 하면 보통 후추를 뜻합니다.
하지만 유자코쇼가 오래전부터 먹혀온 규슈 일부 지역에서는 고추를 ‘코쇼’라고 부르는 표현이 사용됐습니다.
그래서 유자코쇼의 코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검은 후추가 아니라 고추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표현은 최근에 만들어진 것도 아닙니다.
1804년에 나온 일본 문헌 《성형도설(成形図説)》에도 도호쿠에서는 고추를 ‘난반’, 규슈에서는 ‘코쇼’라고 부른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유자코쇼라는 이름에 옛 규슈의 말이 그대로 남은 셈입니다.
이름을 알고 보면 맛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유자코쇼의 기본 재료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풋유자의 껍질과 풋고추, 그리고 소금입니다.
이름에 ‘유자’가 들어가지만 유자청처럼 달콤한 조미료는 아닙니다.
유자 껍질의 향이 먼저 느껴지고, 뒤이어 고추의 매운맛과 소금의 짠맛이 따라오는 쪽입니다.
보통은 풋유자와 풋고추로 만든 녹색 유자코쇼가 익숙하지만, 붉은 고추를 사용한 종류도 있습니다.
‘유자 + 후추’라고 생각하면 조금 이상했던 조미료가, ‘유자 + 고추’라고 알고 보면 이름과 맛이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작은 이름 하나에 지역의 말이 남았습니다
유자코쇼는 지금은 일본 여러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규슈와 깊게 연결된 조미료입니다.
정확히 어느 한 곳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발상지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하지만 이름이 왜 ‘유자코쇼’가 됐는지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고추를 ‘코쇼’라고 부르던 규슈의 지역 표현이 조미료 이름이 되었고, 그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다음에 유자코쇼를 보게 되면 한 번쯤 떠올려볼 만합니다.
후추도 없는데 왜 코쇼일까?
답은 병 안에 들어 있는 후추가 아니라, 오래전 규슈 사람들이 고추를 부르던 이름에 있었습니다.

참고자료: 일본 농림수산성(MAFF), “ゆずごしょう 福岡県”; Kagoshima University Research Center for the Pacific Islands, “Local Names for Chili Peppers in Japan”; 일본 농림수산성(MAFF), “Yuzu Gosho (Yuzu Citrus Pep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