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터소스, 이 까만 소스는 대체 뭘로 만든 걸까?

우스터소스

이름은 꽤 익숙합니다.

돈까스소스 만들 때 들어간다는 얘기도 들어봤고, 오래된 경양식 레시피에서도 종종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병 하나를 앞에 놓고 보면 좀 애매합니다.

색은 간장처럼 까맣고, 냄새는 시큼하고, 먹어보면 단맛도 납니다.

대체 뭘 섞은 걸까요??

 

멸치도 들어갑니다

원조로 꼽히는 리앤페린스 우스터소스의 재료를 보면 꽤 이것저것 들어갑니다.

식초, 당밀, 양파, 마늘, 타마린드.

그리고 멸치도 있습니다!

갑자기 멸치가 나오니 조금 의외죠

그래서 우스터소스 맛을 한마디로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식초처럼 시큼한데 식초는 아니고, 단맛도 나는데 달기만 한 소스도 아닙니다.

거기에 멸치와 여러 재료가 들어가면서 묘하게 진한 맛이 납니다.

우리가 돈까스소스에서 느끼는 그 새콤달콤하고 진한 맛의 뿌리 중 하나가 바로 이쪽입니다.

 

이름은 정말 영국 우스터에서 왔습니다

우스터는 소스 이름이 아니라 원래 영국 도시 이름입니다.

1830년대 이곳에서 존 리와 윌리엄 페린스라는 두 약사가 소스를 만들었고, 1837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남아 있습니다.

처음 만든 소스는 맛이 너무 강해서 한동안 그대로 뒀는데, 나중에 다시 먹어보니 맛이 훨씬 좋아져 있었다는 겁니다.

리앤페린스가 소개하는 회사 역사에도 이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금도 원조 제품은 오랜 숙성 과정을 거쳐 만든다고 설명하고 있고요.

다만 우스터소스 탄생 이야기를 찾아보면 인도에서 가져온 비법이니, 어느 귀족이 부탁해서 만들었느니 하는 이야기도 따라붙습니다.

이 부분은 자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까지 전부 사실이라고 보기보다는, 19세기 영국 우스터에서 리와 페린스가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는 정도로 알아두는 편이 좋겠습니다.

 

한 병 사면 어디에 쓰냐고요?

여기서 우스터소스가 조금 난감해집니다.

케첩처럼 감자튀김 옆에 쭉 짜놓는 소스도 아니고, 초장처럼 뭔가를 푹 찍어 먹는 소스도 아닙니다.

오히려 요리하다가 조금씩 넣는 일이 많습니다.

고기 요리에 넣기도 하고, 스튜나 소스에 몇 방울 넣기도 합니다.

블러디 메리라는 칵테일에도 들어갑니다.

그러니 집에 우스터소스가 있다면 굳이 특별한 요리를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고기 볶을 때 조금, 볶음밥 만들 때 조금.

처음에는 그 정도면 됩니다.

우스터소스 한 병을 사놓고 몇 달째 그대로라면, 못 쓰는 소스라서가 아니라 어디에 써야 할지 몰랐던 쪽에 더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참고자료: Lea & Perrins, Our Story; Kraft Heinz, The Original Worcestershire Sauce 제품 정보; UK Intellectual Property Office, 「Intellectual Property: Lea & Perr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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